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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려지는 선

임노아 장진경
FADING LINES
2026. 9. 11 - 9. 23

서로 다른 고유의 장르적 기반 위에서 작업해 온 임노아와 장진경은 서로의 작업을 자신들의 예술적 사전으로만 이해해 왔다. 그러나 이번 전시를 통해서 두 작가는 서로의 예술적 언어를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본다. 완고했던 장르의 경계가 어느순간 희미해지고 해체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동시에, 두 작가가  사유하는 경계선의 모습과 의미를 작품을 통해 드러낸다.



임노아, Silence from the Future(미래에서 온 침묵), Digital Print, 110 x 156 cm, 2026
임노아, Silence from the Future(미래에서 온 침묵), Digital Print, 110 x 156 cm, 2026

임노아는 시간이 흐르면서 달라지는 장소와, 그 변화 속에서 과거가 재해석되는 과정에 관심을 갖는다.

한국전쟁 당시 실향민들의 정착지 중 하나였던 인천은 오랜 시간에 걸쳐 모습을 달리해왔다. 당시의 피난민촌은 이제 사라졌거나 알아보기 어려울 만큼 변했고, 한때의 풍경은 사진과 기록, 그리고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 남아 있다. 직접 경험하지 않은 과거는 다음 세대에 전해지면서 새로운 시간과 만나게 된다. 이야기와 이미지, 기록을 통해 이어지는 희미한 기억은 현재의 시선과 경험을 거치며 또 다른 모습으로 이해된다.


임노아는 사라진 피난민촌을 찾아가 그 자리에 작동하지 않는 낡은 스피커를 놓고 사진을 찍는다. 한때 소리를 전달했을 스피커는 이제 침묵한 채 남아 있다. 그 침묵은 사라진 장소와 그곳에 머물렀던 사람들의 시간을 떠올리게 한다. 전시장에서는 사진 속 스피커를 실물로 옮겨와 설치하고, 인천으로 피난해 정착한 실향민들이 들려준 한국전쟁의 이야기를 AI가 만들어낸 목소리로 들려준다. 과거의 이야기는 되살아나는 듯하지만, 현재의 기술을 거치며 다른 형태로 나타난다.


한편 당시의 모습을 담은 아카이브 사진에는 현재의 스피커를 겹쳐 놓는다. 존재하지 않았던 사물을 과거의 장면 안에 놓음으로써 사진 속 시간에 현재를 개입시킨다. 과거의 장면은 현재의 시선과 만나고, 현재의 사물은 과거의 시간 안에서 새로운 의미를 갖는다. 서로 다른 시간이 한 장소와 이미지 안에서 겹쳐지는 순간, 지나간 시간은 더 이상 고정된 기록으로 남지 않는다. 과거와 현재의 경계가 흐려지고, 그 사이에서 기억은 또 다른 모습으로 기억된다.


임노아, Dear Jin, On the Matter of the Displaced(진에게, 실향민에 관하여), Digital Print, 51 x 76 cm, 2026
임노아, Dear Jin, On the Matter of the Displaced(진에게, 실향민에 관하여), Digital Print, 51 x 76 cm, 2026

임노아, Dear Jin, On Flowers for the Displaced(진에게, 실향민을 위한 꽃에 관하여), Digital Print, 51 x 76 cm, 2026
임노아, Dear Jin, On Flowers for the Displaced(진에게, 실향민을 위한 꽃에 관하여), Digital Print, 51 x 76 cm, 2026

임노아, Looking through the Binoculars(전망대 너머), Video Still, 2021
임노아, Looking through the Binoculars(전망대 너머), Video Still, 2021

임노아


임노아는 사진, 영상과 설치를 주로 작업해 왔으며, 현재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서울과 토론토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뉴욕 파슨스 디자인 스쿨에서 사진 전공으로 학사(BFA)를 받았고, 런던 첼시 칼리지 오브 아츠에서 순수미술 석사(MA)와 토론토 메트로폴리탄 대학에서 다큐멘터리 미디어 석사(MFA)를 받았다.


지금까지 다섯 차례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국내외 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 작품을 상영하고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해 왔다. 파리 삼성 씨떼 예술공동체를 비롯해 베를린과 라이프치히의 Halle 14 등에서 레지던시 입주 작가로 활동했으며, Ontario Arts Council(2021)과 Canada Council for the Arts(2022)의 창작 지원 기금에 선정되었다. 


2022년에는 신진 다큐멘터리 감독에게 수여하는 캐나다 DOC Institute의 CBC Rogers Breakthrough Award를 수상했다. 최근 그룹전으로 《고스트 메모리, 2025》와 《우발적 미래의 시원, 2024》에 참여 했다.





장진경, Sand clock 2, oil on mixed mediums, 141x103.5cm, 2025
장진경, Sand clock 2, oil on mixed mediums, 141x103.5cm, 2025

시계와 숫자, 문자, 기호, 그리고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들이 지닌 형상들을 그들이  갖고있는 고유의 의미를 배제한 채 순수한 시각적 요소로 바라보며 그것들을 해체하고 재조립했다. 이 작업을 통해 우리에게 당연하게 여겨지던 익숙한 경계선들이 무너지는 현상을 화면 위에 시각화하였다. 이를 통해 그동안 우리가 무감각하게 받아들여 온 젠더, 문화, 민족 등 사이에 보이지 않는 장벽으로 존재하는 ‘경계’의 본질적인 의미를 다시 사유하고자 한다.


장진경, Sand Clock 1, oil on mixed mediums, 141x103.5cm, 2025
장진경, Sand Clock 1, oil on mixed mediums, 141x103.5cm, 2025

장진경, Flower-red, oil on mixed mediums, 118x118cm, 2017
장진경, Flower-red, oil on mixed mediums, 118x118cm, 2017

장진경, Flower-yellow, oil on mixed mediums, 118x118cm, 2017
장진경, Flower-yellow, oil on mixed mediums, 118x118cm, 2017

장진경, Flower-green, oil on mixed mediums, 118x118cm, 2017
장진경, Flower-green, oil on mixed mediums, 118x118cm, 2017

장진경, Flower-pink, oil on mixed mediums, 118x118cm, 2017
장진경, Flower-pink, oil on mixed mediums, 118x118cm, 2017

장진경은 덕성여자대학교 서양화과와 미국 Rutgers University (M.F.A.)를 졸업하였다. 현재 서울을 기반으로 14회의 개인전과 국내외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하며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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