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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소풍 가다.

이혜경
2025. 5. 13 - 5. 24

이혜경 작가는 시간을 담아내는 작가입니다.


가까운 일상에서부터 먼 풍경까지, 조용하고 섬세한 시선으로 바라본 장면들은 따뜻한 온기를 머금고 있어, 한 번만 보아도 오래도록 마음에 머무는 특별함을 지닙니다.


작가는 자신의 일상을 담아냅니다.

작품 속에 배치된 작은 콜라주 오브제들은 부드러운 손길을 거쳐 화면 속에 은은하게 녹아듭니다.

이 작은 오브제들의 조화는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관계처럼, 작가의 독특한 시선을 통해 마음을 움직이는 요소로 자리 잡습니다.


작가의 잔잔한 일상—집, 성당, 작업실을 오가며 반복되는 다람쥐 쳇바퀴 같은 삶—을 따라가다 보면, 그 속에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비추는 ‘일상의 초상’을 발견하게 되고, 공감은 한층 깊어집니다.


<엄마, 소풍 가다> 전은 작가의 특별한 나들이입니다.소풍 나온 사람들과 꽃들의 향연, 그리고 초록이 피어나는 생기 가득한 작품들이 서로를 보듬으며 따스하게 맞이합니다. 생동감 넘치는 봄의 기운이 가득한 이 전시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스페이스결


담다. 캔버스에 혼합재료, 50x91cm, 2025
담다. 캔버스에 혼합재료, 50x91cm, 2025

이 혜경은 미술대학 지망생 이후 중단 없는 화가로 살아왔다. 그녀는 여성인 탓에 딸이었고, 엄마가 되었다.


작가가 딸이었던 시절 화가가 되기로 하여 화가 딸이 되었지만 아내가 되고 엄마가 되자 화가 이혜경 보다 엄마로의 삶이 더 중요했다.  화가는 형형색색 아름다운 옷을 만드는 양장점집 딸내미였던 탓에 풍부한 색감과 감성을 익힐 수 있는 환경에서 자랐다. 손재주 또한 당찬 꿈 많은 청년 화가 딸은, 살림과 요리에 교육받은 재능을 쏟으며 좋은 엄마로 훌륭한 사람 작품을 키워냈다.


2024년 이혜경은 동료들과 함께 땅끝 해남으로 두 차례 소풍을 다녀왔다. 붉은 황토의 배추밭과 고구마 밭을 지나 산이 정원과 고천암과 마산 면 들녘, 온갖 야생 날것의 푸른 풍광을 지나쳤다. 비도 오고 대숲에서 바람도 불었다. 가을 대흥 사 가는 길은 붉은 단풍으로 가득했다.


이마도 스튜디오에서 소나무 숲 사이 바다로 붉은 해가 떨어지는 것을 보았고, 동료 화가들과 날이 새도록 이야기했다. 동쪽 바다와 섬 사이에서 해가 떠오르는 새벽에 임하도 바닷가를 파도와 함께 산책했다.


작업실로 돌아간 화가는 몸과 마음에 담겨온 온갖 것들을 쏟아 내기 시작했다. 종이에 캔버스에 그리고 오리고 붙이고 또 그리기를 반복하는 동안 가을과 겨울이 지나고 다시 봄이 되었다.


임하 도에 매화가 꽃을 피웠다는 소식에 다시 소풍을 가기로 했다. 지난 봄부터 겨울 내 작업실과 화가의 방에 쏟아진 풍경과 꽃들과, 소풍을 떠나는 엄마, 엄마를 따라 나서는 집과 사람과 풍경을 이끌고 엄마는 소풍 간다.


-행촌 미술관 관장 이승미


소풍, Acrylic on canvas, 35x72.5cm, 2025
소풍, Acrylic on canvas, 35x72.5cm, 2025

하늘의 햇살과 구름과 달이 눈에 들어온다.

나무가지에 달린 빗방울이 구슬처럼 예쁘다.

작은 풀꽃은 여지없이 피어나 사랑스럽다.

얼굴에 닿는 바람이 위로가 되는 순간이다.


부엌 창 너머로 또 한 계절이 지난다.

오늘도 나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사이에 서 있다.

할머니와 어머니도 지나왔을 엄마라는 마음의 자리……

기다림과 기도와 묵상과 위로의 시간들……

엄마. 집사람. 딸. 며느리로 불리는 아줌마의 삶은 오늘도 반복된다.

밥그릇 속에는 밥. 빨래. 청소 ...벗어날 수 없는 아줌마의 하루가 담긴다. 

밥은 곧 삶이다.


-이혜경 (작가노트)



엄마, 소풍가다. 한지에 먹과 채색, 가변 크기, 2025
엄마, 소풍가다. 한지에 먹과 채색, 가변 크기, 2025

해남을 담다. 한지에 먹과 채색+collage, 24x30cm, 2025
해남을 담다. 한지에 먹과 채색+collage, 24x30cm, 2025


소풍, 한지에 먹과 채색+collage, 55x76cm, 2025
소풍, 한지에 먹과 채색+collage, 55x76cm, 2025



이혜경 LEE HYE KYONG


덕성여자대학교 서양화과 졸업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서양화과 졸업

개인전 8회

단체전, 기획전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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